오늘은 일주기리듬에 따라 영향을 받는 가장 핵심적인 호르몬 3가지에 대해 알아볼 것이다. 사실 호르몬은 일주기리듬과 '상호작용' 한다는 표현이 더 맞을지 모른다.
이전의 글에서 일주기리듬에 영향을 받는다고 표현한 것은 리듬과 호르몬의 관계를 조금 더 직관적으로 이해하도록 하고 싶어서다. 물론 과학적 사실이다.
호르몬이라는 주제를 따로 빼서 이야기하는 것은 그만큼 일주기리듬과 너무도 긴밀하게 연관된 주제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필자가 한 번 강조하고 싶은 것은 호르몬의 분비 자체는 리듬에 따르지만, 호르몬의 상태는 어떤 것을 먹느냐에 따라 결정할 수 있는 문제다.
음식에는 호르몬 자체가 들어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호르몬이 리듬에 영향을 받거나 영향을 주거 나를 판단하는 것은 크게 의미가 없다. 분비량이 적다면 음식을 통해 보충을 하면 된다.
애초 분비의 목적이 적절한 농도를 채우기 위함이기 때문이다.(수면제와는 아예 다른 내용이다. 수면제에 대해서는 추후 다루도록 할 것이다.)
오늘 알아볼 주요 호르몬은 3가지다. 각성을 돕는 코르티솔, 행복감과 안정감을 유도하는 세로토닌, 마지막으로 수면을 돕는 멜라토닌이다.
3가지 호르몬들에 대한 분비시기와 호르몬이 몸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 알아보자. 호르몬의 분비시기는 수면과 각성 시기를 기준으로 설명했다는 것을 알아두길 바란다.
코르티솔(스트레스 호르몬, 각성 호르몬)이 몸에 미치는 영향
코르티솔은 '스트레스 호르몬'으로 알려져 있다. 코르티솔은 기상 2~3시간 전부터 분비되기 시작한다. 점차 증가하다가 일어날 시간이 되면 최대치가 되며 우리 몸을 각성상태로 깨우는 역할을 한다.
코르티솔은 말 그대로 스트레스를 주는 호르몬이기 때문에 과도한 농도를 유지하고 있다면 불안이나 불면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적당량의 코르티솔 수치는 오히려 우리 몸에 확실한 '각성 트리거'로 작용하여 일주기리듬을 좀 더 확실히 굳히는 역할을 한다. 코르티솔은 특히나 양조절에 신경을 써야 한다. 너무 적어도 문제고, 너무 많아도 문제다.
이와 관련하여 알아둬야 하는 것은 싸움-도피 반응(Fight-or-Flight Response)이다. 이는 위협이나 스트레스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것으로, 생존을 위해 싸우거나 도망갈 수 있도록 신체를 준비시키는 생리적 반응을 일컫는다.
코르티솔과 함께 아드레날린이나 노르아드레날린도 같은 일을 한다. 즉 단기적이고 급작스러운 상황대처를 하기 위한 장치인 것이다. 이런 트리거들은 필요할 때 확실하게 그 힘을 발휘해야 하는 것은 사실이나, 그 외의 시간대에 남용되어 그 양이 누적된다면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코르티솔의 분비는 기상 2~3시간 전부터 이루어진다. 호르몬 농도는 기상을 한 지 1시간 후가 되면 최대치가 된다. 기상 2~3시간 후에는 점차 감소하기 시작하여, 취침 5시간 전부터 최저치에 머물게 된다.
만약 오전 7시에 기상하고, 오후 11시에 취침을 한다고 하면 아래와 같은 호르몬 상태에 이른다.
코르티솔(스트레스 호르몬, 각성 호르몬), 오후 11시 취침 / 오전 7시 기상
- 증가 시작: 기상 2-3시간 전(오전 4시~5시)
- 최대치: 기상 직후부터 1시간 이내(오전 7시~8시)
- 감소 시작: 기상 2-3시간 후(오전 9시~10시)
- 최저치: 취침 5시간 전부터 취침 4시간 후(오후 6시~오전 3시)
세로토닌(행복 호르몬)이 몸에 미치는 영향
세로토닌은 '행복 호르몬'으로 불린다. 세로토닌은 멜라토닌과 '전구체(precursor)'의 관계에 있다. 전구체란, 어떤 것에 앞서 존재하거나 발생하는 물질이나 현상을 의미하는 것으로 낮 동안 활성화됐던 세로토닌이 밤이 되면 멜라토닌으로 변하게 된다.
따라서 세로토닌의 분비가 많이 이루어진다면, 그만큼 수면에도 도움이 된다. 세로토닌은 몸 내부에서 다양한 생리적 작용을 일으킨다. 가장 중요한 기능으로는 기분 조절(감정 조절) 능력이 있다.
세로토닌은 정서 안정감과 행복감을 느끼게 한다. 따라서 항우울제와 같은 영양제에 들어있는 호르몬이기도 하다. 세로토닌은 식욕을 조절하여 과식을 방지하고, 기억력, 학습능력, 집중력 향상에도 도움을 준다.
그 외에도 소화를 돕고 체온을 조절하는 등 우리 몸에 가장 친화적인 호르몬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세로토닌의 분비는 기상 직후 30분~1시간 내에 이루어진다. 호르몬 농도는 기상을 한 지 6~8시간 후에 최대치가 된다. 취침 4~6시간 전에는 감소하기 시작하여, 기상 2~4시간 전에 분출할 수 없을 정도까지 떨어지게 된다.
만약 오전 7시에 기상하고, 오후 11시에 취침을 하는 '직장인 A'가 있다고 가정한다면 아래와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세로토닌(행복 호르몬), 오후 11시 취침 / 오전 7시 기상
- 증가 시작: 기상 30분-1시간 후(오전 7시 30분~오전 8시)
- 최대치: 기상 6-8시간 후(오후 1시~3시)
- 감소 시작: 취침 4-6시간 전(오후 5시~7시)
- 최저치: 기상 2-4시간 전(오전 3시~5시)
멜라토닌(수면 호르몬)이 몸에 미치는 영향
멜라토닌은 밤의 호르몬, 또는 수면 호르몬으로 불린다. 말 그대로 취침 2~3시간 전에 분비되어 수면을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멜라토닌과 코르티솔은 정반대의 기능을 한다고 이해하면 된다.
멜라토닌이 분비되면 체온이 내려가면서 수면을 돕는다. 우리 몸은 기본적으로 잠을 잘 때 어느 정도 서늘해야 잠을 잘 잔다. 수면양말을 신고 자거나, 자기 1~2시간 전에 15분 동안 따뜻한 샤워를 하는 것은 모두 온도를 내리기 위한 방법이다.
멜라토닌은 특히 면역 세포를 활성화하고 스트레스를 완화한다. 코르티솔 분비를 억제하는 효과도 있다. 코르티솔과 멜라토닌은 서로 완벽한 적대의 관계에 있다. 멜라토닌을 알고 싶으면 코르티솔도 함께 알아야 하는 이유가 이것이다.
멜라토닌의 기능을 하나의 단어로 표현한다면 '안정'이다. 수면을 유도하고 아침이 밝아오면 기상 1~2시간 전부터 점차 그 농도가 분출할 수 없을 정도가 된다.
멜라토닌의 분비는 취침 2~3시간 전부터 이루어진다. 호르몬 농도는 기상 3~5시간 전에 최대치가 된다. 기상 1~2시간 전에는 감소하기 시작하여, 기상을 할 때와 근접한 시간대가 되면 분출할 수 없을 정도까지 떨어지게 된다.
똑같이 오전 7시에 기상하고, 오후 11시에 취침을 한다고 하면 아래와 같이 요약할 수 있다.
멜라토닌(수면 호르몬), 오후 11시 취침 / 오전 7시 기상
- 증가 시작: 취침 2-3시간 전(오후 8시~9시)
- 최대치: 기상 3-5시간 전(오전 2시~4시)
- 감소 시작: 기상 1-2시간 전(오전 5시~6시)
- 최저치: 기상 직후부터 취침 4시간 전(오전 7시~오후 7시)
이렇게 주요 호르몬 3가지에 대해 알아보았다. 물론 다뤄야 하는 호르몬들은 많다. 하지만 필자는 수면-각성 주기의 관점에서 내용을 풀었다. 수면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호르몬 3가지를 선정했으며, 수면과 각성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는 것만큼 기본적인 것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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