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식사 후 운동을 할 때 여유시간을 얼마나 두는 것이 적절한지, 운동 직후에 간단한 간식을 먹는 것의 이점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이는 1편에서의 첫 번째 원칙과 두 번째 원칙에 해당하는 내용이다.
식사와 운동의 여유시간은 얼마나 둬야 할까?
식사를 먼저 하고 운동을 할 때, 최소 3시간 정도의 여유시간을 줘야 한다. 사실 딱 잘라 '3시간'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식사의 칼로리에 따라 시간을 조금 더 적게, 또는 많이 잡아야 한다.
칼로리로 따지면 300kcal~400kcal 정도의 식사는 2시간 정도 소화를 기다리고 운동을 하는 것도 괜찮을 수 있다. 보통 아침을 먹지 않고, 점심과 저녁을 많이 먹는 사람들이 많다.
고칼로리의 저녁식사를 지양하고, 오후에 간단한 간식 1번, 운동 직후 간식 1번, 총 2번의 식사로 나눠 섭취하면 각 식사에 대한 소화시간이 짧다.
또한 각성을 조금 더 오래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이렇게 식사와 운동 사이에 충분한 시간을 두는 이유는 크게 소화불량의 가능성과 운동수행능력을 고려한 것이다.
소화 중에는 위장으로 많은 혈류가 집중된다. 운동을 하게 되면, 근육으로 혈류가 이동하게 되면서 소화에 필요한 혈류가 부족해질 수 있다. 특히 고강도의 근력운동을 하면 혈류는 정상적인 상태보다 15~20배 정도 증가할 수도 있다.
이는 전체 심박출량의 80~85%로 소화불량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수치다. 이는 소화불량을 일으키면서 음식물의 분해와 흡수가 제대로 되지 않도록 한다. 결국 체내 운동에 쓰게 될 에너지 생산에도 차질이 발생하고 운동수행능력의 저하까지 이어진다.
운동 후 간식 섭취
운동을 하고 최대한 빠르게 단백질 위주의 추가적인 간식을 섭취하라고 권하고 싶다.
단백질 섭취 창 이론(Anabolic Window Theory)이라는 개념이 있다. 이는 운동 직후 30분에서 2시간 이내에 단백질을 섭취하면 근육 합성과 회복이 촉진된다는 이론이다.
창 이론의 이론적 기반은 '인슐린 민감도'와 연관되어 있다. 저녁에 근력운동을 하면 운동 초기 30분 동안은 '에너지를 동원하는 단계'에 있게 된다.
동원 단계에서는 간에 저장된 글리코겐을 분해하여 혈당 수치가 올라가게 된다. 이는 운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빠르게 공급하기 위한 몸의 작용이다.
운동을 1시간 정도 진행하면 '에너지를 소비하는 단계'로 진입한다. 근육이 혈액 내로 공급되었던 포도당을 적극적으로 흡수하고 사용하게 된다.
에너지 동원과 소비를 반복하면서 운동을 1시간 이상 진행하게 되면 몸은 간에 저장된 글리코겐을 계속 가져다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 결국 운동을 하기 전과 비교했을 때 운동 후에는 체내의 혈당수치가 내려가는 경향을 보인다.
이에 대응하여 운동 후에는 근육과 간의 글리코겐 저장량을 회복하기 위해 인슐린 민감도가 증가한다. 높아진 인슐린 민감도는 당과 단백질의 구성요소인 아미노산이 세포 내로 효율적인 흡수가 가능하도록 돕는다.
운동 자체는 세포 내의 단백질 합성과 분해를 모두 일으킨다. 근육량이 증가한다는 것은 합성량이 분해량보다 높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운동을 하면 합성량이 분해량보다 당연히 높다.
민감도가 올라간 상태에서 단백질 위주의 영양소를 보충해 주면 인슐린은 아미노산의 세포흡수에 반응하게 되므로 근육의 합성을 돕고 분해를 억제하는 작용을 하게 된다.
하지만 최근 학계에서는 '창'의 범위가 더 넓거나 하루에 섭취하는 단백질의 총량이 더 중요하다고 주장하고 있기는 하다.
일반적으로 운동을 하고 나서 24시간~48시간 동안 인슐린 민감도가 유지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그 시간 내로 균형 잡힌 식사를 하면 충분히 근육량 증가를 꾀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운동 후 단백질을 바로 섭취하지 않을 이유는 딱히 없다.
운동 후 바로 단백질 위주의 식단을 먹는 이유는 창 이론 때문만은 아니다. 취침 3시간 전 마지막으로 음식을 섭취하기 위함이다. 즉 수면과 식사 사이의 충분한 시간을 확보해서 수면의 질을 개선하기 위함이다.
결과적으로 오후에 간식을 먹고, 운동 직후 간식을 먹는 것은 여러 가지 이점을 가지고 있으면서, 일주기리듬을 크게 방해하지 않는다. 각성을 유지하는 것도 이점이지만 운동 전 식욕을 줄일 수 있으면서, 운동 후의 과식도 줄여준다.
3편에 걸쳐 1편의 내용에 대해 근거를 보충해 보았다. 마지막으로 결론만 이야기한다면,
"퇴근 후 고칼로리의 저녁식사를 지양한다. 대신 오후에 1번, 운동 직후 1번으로 나눠먹고, 헬스장을 회사와 최대한 가까운 곳에 등록해서 취침 3시간 전까지 모든 것을 끝내라는 것이다."
이러한 전략은 일주기리듬을 개선하는 데 최대한 초점을 맞춘 것이다. 운동을 통한 근육량의 증가, 소화불량 등의 요인도 있지만 수면의 질에 더 우선순위를 두고 판단한 결론임을 말해두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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